건축대학이 5년제 체제로 들어선 지 20년이 지났습니다. 건축설계 교육의 질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이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그와 함께 잃어버린 것이 있습니다. 설계는 건축학의 꽃이지만 전부가 아닙니다. 우리가 설계에만 몰두한 사이 언제부턴가 ‘탈건’이라는 그림자가 우리 위에 드리우기 시작했습니다. 탈건이 사실 탈 건축이 아닌 탈 설계라고 뒤늦게 변호해봐도, ‘건축=설계’가 된 지금에는 동어반복일 뿐입니다. 건축이 사회에서 홀로 존재할 수 없듯 설계도 건축의 세계에서 홀로 설 수 없습니다.
건축은 자신만의 역사가 있고, 그것은 더 넓은 일반사, 문화사와 함께 존재합니다. 건축에는 자신의 형상을 정립하고 정당화하기 위한 이론도 있습니다. 건축은 공학을 분리시켰지만 여전히 공학이며, 그 토대 위에 세워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건축을 소비하고 사용하는 다양한 그룹과 층위가 있습니다. 이때 건축은 상품이기도 하고 또 다른 기록과 정리, 전시의 대상이도 합니다. 이 모두가 모여서 건축이라는 분과학문을 만들고 나아가 생태계를 살아 움직이게 합니다. 어느 것 하나가 사라지면 이 생태계와 학문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림건축문화재단은 이런 문제의식 아래 ‘탈건학부’를 개설합니다. ‘탈건’은 건축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건축을 다시 넓게, 멀리, 새롭게 펼치고 싶다는 뜻입니다. 탈건학부의 수업들이 희미해진 건축의 다른 영역들을 회복하고 학생들의 진로 탐색을 확장하는 데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
| 역사 & 이론 | 문화 & 기획 | 매체 & 기록 | 기술 & 도구 |
|
|
|
|
- 건축의 다양한 영역을 공부하며 진로를 탐색하고 확장해가길 바랍니다. - 새로운 수업을 꾸준히 연구, 개발해 파일롯 특강을 거쳐 개설하고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