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토리얼 로그: 전시의 여정

2025년 여름학기 원데이스쿨은 건축 전시에서 큐레이터의 다양한 역할과 여정을 제19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전시 《두껍아 두껍아: 집의 시간》을 중심으로 살펴봅니다. 전시 기획진으로 참여한 CAC 일원들의 실천을 통해 연구자, 프로듀서, 공간 제작자로 분한 건축 큐레이터의 면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카이브 연구, 도록 편집, 영상 제작, 전시 디자인과 설치 등 전시 구성 전반에 관한 탐구를 통해 건축물의 삶과 그것에 의미를 덧붙이는 큐레이팅 작업에 관해 논의합니다. 이번 강좌가 비평적 연구 프로젝트로 작동하는 전시의 역할과 가치에 공감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합니다. @cac_seoul
 

10:00-10:30오리엔테이션 
10:30-12:00부가물로서의 큐레이팅: 건축을 우화적으로 말하기정다영
12:00-13:00점심 
13:00-14:00연구자로서 큐레이터: ‘다른 리서치’의 가능성곽승찬
14:10-15:30프로듀서로서 큐레이터: 기록에서 상상으로, 전환하는 서사의 여정김희정
15:40-17:00공간 제작자로서 큐레이터: 전시 공간의 큐레토리얼 전환정성규
17:00-18:00종합 토론, 질의 응답 

참고 자료

  • 2025 한국관 추진단 외 지음, 『Little Toad, Little Toad: Unbuilding Pavilion』 (프로파간다, 2025)
  • 풀러 왓슨 지음, 『뉴 큐레이터: 건축과 디자인을 전시하기』 (안그라픽스, 2023)
  • 정다영 외 지음, 『건축, 전시, 큐레이팅』 (마티, 2019)

 

부가물로서의 큐레이팅: 건축을 우화적으로 말하기 - 정다영

시인이자 고전학자인 앤 카슨은 『빨강의 자서전』에서 ‘부가된’, ‘덧붙여진’이라는 뜻에 기원을 둔 형용사의 어원을 설명하며 “형용사는 다른 곳에서 온다”고 썼습니다. 그는 존재를 정의내리거나, 반대로 훼손하거나 지우지 않고 다시 보게 하는 형용사적 태도가 “존재의 걸쇠”를 만드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부가물’로서의 큐레이팅에 관해 숙고할 수 있는 여러 의미들을 제공합니다. 한국관의 존재 의미를 다시 보게 만드는 작가들의 작업과 한국관을 물리적으로 돌보는 큐레이터들의 작업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기획진과 관객 모두에게 건축에 대한 “책임감 있는 관심”을 촉구합니다. 의도적으로 시간과 공간, 논리, 규모, 비례를 왜곡하여 상상력을 확장시키는 우화의 목적이 이와 공명합니다. 본 강의는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의 14번째 에디션인 이번 전시의 초기 제목 ‘나무의 집’을 ‘두껍아 두껍아’로 바꾸게 된 계기를 논하며 건축을 우화적으로 말하는 것의 의미를 탐색해봅니다.

 

연구자로서 큐레이터: ‘다른 리서치’의 가능성  - 곽승찬

2025 한국관 전시를 위한 아카이브 연구와 도록 제작 과정을 사례 삼아 리서치와 큐레토리얼의 상호 연동을 들여다봅니다. 오늘날 전시는 대화와 교류를 통한 집단적 지식 생산의 장으로 여겨집니다. 이에 따라 큐레토리얼이 리서치를 촉발하고, 다시 리서치의 과정 자체가 큐레토리얼 실천으로 확장되는 유기적 순환관계가 형성되곤 합니다. 2025 한국관 전시에서도 아카이브를 기초로 한 역사 연구와 큐레토리얼은 서로를 재구성합니다. 특히 이번 전시는 한 건축이 어떤 역사적 시점과 장소에서 태어나고 살아가며 묵음(默吟)하게 된 이야기를 듣고, 받아쓰고, 화음을 얹는 프로젝트로 기획됐습니다. 건축의 물리적, 개념적 안팎에 축적된 시공간의 결을 더듬는 일이 큐레토리얼의 핵심이었습니다. 건축의 안팎을 ‘더듬어 나가는’ 리서치라는 과정은 결과물인 ‘작품’과 구분되고 고정된 사실의 나열일 수 없었습니다. 큐레토리얼이 촉발하고 때로 큐레토리얼 그 자체가 되는 리서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본 강의는 2025 한국관의 사례를 통해 ‘연구자로서 큐레이터’의 일면을 탐색하고, 건축 전시를 통한 다른 양태의 리서치의 가능성을 논의합니다.

 

프로듀서로서 큐레이터: 기록에서 상상으로, 전환하는 서사의 여정  김희정

2025 한국관 전시의 영상 작업 <Time for the Pavilion: Unfolding Archives>의 제작 과정을 중심으로 기록과 이미지가 건축물의 단순한 재현의 도구를 넘어 탐구의 수단이 되는 과정을 살펴봅니다. 건축 아카이브에서 출발한 사진과 문서들은 새로운 작업들과 엮이며 과거, 현재, 미래가 교차하는 다층적 내러티브를 구성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설치된 작품들이 ‘물리적 지속가능성’에 대해 질문한다면, 이 영상은 그 담론을 형성해온 이상과 비전을 돌아보며 우리가 무엇을 계승하고 전환할 수 있을지 묻습니다. 2025 한국관 전시는 아카이브를 창작의 재료로 삼아 기록을 새롭게 읽고 쓰고자 했습니다. 각자의 시선과 질문을 바탕으로 기록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며, 그 속에 잠재된 서사를 새로운 형식으로 드러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큐레이터는 단순히 전시를 조직하는 관리자나 전달자의 역할을 넘어 작가와 함께 의미를 구성하고 서사를 생산해내는 창작자의 역할, ‘프로듀서로서 큐레이터’로 기능합니다. 본 강의는 전시의 질문, 영상의 응답, 그리고 작가들의 제작 여정을 통해 우리가 기록을 어떻게 마주하고 이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자 합니다.

 

공간 제작자로서 큐레이터: 전시 공간의 큐레토리얼 전환  - 정성규

2025 한국관 전시 디자인과 설치 과정을 중심으로 공간이 단순한 전시의 배경을 넘어 큐레토리얼 실천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살펴봅니다. 건축 아카이브를 통해 드러난 한국관의 물리적 조건과 시간성은 이번 전시의 공간적 해석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기획진은 한국관을 하나의 유기체로 삼아 시간과 감각이 공존하는 집으로 구성했습니다. 이번 작업은 디자이너와 협업해 초기 기획 단계부터 공간적 사고가 긴밀히 얽힌 구조를 함께 설계해나갔습니다. 전시 디자인은 전시의 질문을 시공간적으로 드러내는 핵심 기제로 작동하며, 한국관이 지닌 구조적 조건과 축적된 시간, 그 안에 잠재된 가능성을 살피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또한 베니스라는 특수한 현장에서 진행된 설치 과정에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조건에 대응하는 일도 중요했습니다. 이런 현장성은 전시가 제작과 조율 과정을 좌우하는 기제로 작동합니다. 본 강의는 전시 디자인이 어떻게 큐레토리얼 사고의 중심이 되어 전시 형식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지 살펴보며 공간을 통해 전시를 사유하고 조직하는 ‘공간 제작자로서 큐레이터’ 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전시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를 넘어 어떻게 만들고 경험하게 할 것인가를 탐구함으로써 전시 공간을 비평적 매체로 다루는 작업에 관해 말하고자 합니다.


건축 큐레이팅 2025 여름 / 건축 큐레이팅 원데이스쿨

  • 행사 유형: 유료, 오프라인
  • 행사 일시: 2025년 7월 12일 오전 10:00
  • 신청 시작: 2025년 6월 16일 오전 8:00
  • 신청 종료: 2025년 7월 10일 오후 5:00
  • 오프라인 정원: 20명 / 대기 정원: 10명

수업 개요

  • 일정: 2025년 7월 12일 (종일)
  • 시간: 토요일 오전 10:00 - 오후 6:00
  • 장소: 정림건축문화재단(통의동) 라운지
  • 대상: 대학(원)생 및 관련 분야 실무자
  • 구성: 강의 + 토론 + 문답
  • 강사: 정다영, 곽승찬, 김희정, 정성규
  • 수강료: 10만원
  • 문의: kim@junglim.org

참가신청

2025년 6월 16일 오전 8:00 부터 참가신청이 시작됩니다.

수강료 입금 안내

  • 입금계좌: 하나은행 272-910032-72204
  • 명단 정상 등록 여부를 먼저 확인해주세요.
  • 신청 후 4시간 내 입급해주세요. 
  • 이후 신청 추이에 따라 신청이 취소됩니다.
  • 입금순이 아닌 신청 명단 순서로 등록이 진행됩니다.
  • 입금 확인 후 등록이 완료됩니다.
  • 대기자분은 입금 말고 개별 안내를 기다려주세요.

 

취소 안내

  • 신청 취소는 X표 누르고 비밀번호 입력하시면 됩니다.
  • 등록 취소 시에는 별도의 취소·환불신청서를 보내드립니다.
  • 등록 취소는 신청 종료 시점까지 가능하며, 이후 취소·환불이 어렵습니다.

 

강사 소개

정다영 - 큐레이터이자 에디터로 건축, 도시, 시각문화 관련 연구와 전시, 글쓰기를 하고 있습니다. 『공간』 편집자(2025-2011)를 거쳐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2011-2024)로 재직하며 《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2013), 《종이와 콘크리트: 한국 현대건축 운동 1989-1999》(2017), 《젊은 모색 2023》(2023) 《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2024) 등 여러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2018년 베니스건축비엔날레 한국관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을 공동 기획했으며 2024년 한국건축가협회 김정철건축문화상을 수상했습니다. 현재 CAC 공동 디렉터와 건국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습니다.

 

곽승찬 - 건축 역사, 이론, 비평 연구자입니다. 고려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 건축역사연구실에서 다른 방식의 역사 쓰기에 관심을 두고 한국 현대 및 동시대 건축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건축과 문화예술에 관한 몇 편의 글과 책을 번역했고, 정림건축 아카이브팀(2023-2025)에서 일하며 현대자동차 건축 헤리티지 아카이빙 프로젝트를 기획, 수행했습니다. 현재 CAC 어시스턴트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희정 - CAC 공동 디렉터이자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동시대 건축가들의 역할과 활동, 건축을 표현하는 매체와 작업 방식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코디네이터(2015-2017), 2018년 베니스건축비엔날레 한국관 부 큐레이터를 지냈습니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 학예연구사(2019-2024)로 재직하며 건립 관련 다양한 학예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공동 저서로 『파빌리온, 도시에 감정을 채우다』가 있습니다.

 

정성규 - 시각 예술과 디자인 분야 전시 기획자로 건축, 공예, 원예 영역과 관련된 공간 기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집의 대화: 조병수 x 최욱》(DDP, 2021) 협력 기획, 《올림픽 이펙트: 한국 건축과 디자인 8090》(MMCA, 2020) 전시 아카이브 연구를 맡았습니다. 2018년 베니스건축비엔날레 한국관 어시스턴트 큐레이터로 참여했습니다. 현재 CAC 공동 디렉터이자 TACT 공동 대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