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이론 특강

(메타) 사이버네틱스 시대의 건축

「기술복제 가능성 시대의 예술작품」(1936)에서 발터 벤야민은 “역사의 전환기”에 건축은 “규범적 가치”를 갖는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건축물의 수용은 시각과 촉각 양자를 통해 이뤄지는데, 전환기에 “인간의 지각기관에 부과된 과제”는 “시각” 중심의 “관조”와 “집중”이 아니라 “촉각적 수용”을 매개로, 특히 건축물 경험에 내재하는 “습관/익숙함”과 “정신분산”을 통해 해결될 수 있습니다.

 

파시즘이 유럽과 아시아를 뒤흔들던 당시, 벤야민이 ‘해결’의 가능성을 모색한 건 정작 건축이 아니라 영화였지만, 영화가 VR을 지향(해야)한다고 간주되는 ‘Vision Pro’의 시대에 건축의 위상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본 강의는 ‘모든 단단한 것들이 정보와 알고리즘 속으로 녹아내린다’는 ‘디지털 시대’, 특히 그것의 가장 강력한 진앙지라 할 ‘사이버네틱스’ 프로그램과 ‘단단한 것’의 대명사인 건축의 관계를 압축적으로 살펴봅니다.

 

곽영빈
미술비평가이자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객원 교수로, 미국 아이오와대학 영화와 비교문학과에서 「한국 비애극의 기원」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2015년 제1회 SeMA-하나 비평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최근 저술로는 『파도와 차고세일』(공저, 문학과 지성사, 2023) 중 「눈먼 과거와 전 지구적 내전의 영원회귀: 오메르 파스트와 임흥순의 차이와 반복」, 『미술관은 무엇을 연결하는가』(공저, 국립현대미술관, 2022) 중 「인프라 휴머니즘: 팬데믹 이후 자연과 기술, 세상을 돌보기」, 『한류-테크놀로지-문화』 (공저, KOFICE, 2022) 중 「창문과 스크린, 영화와 건축 사이의 미술관과 VR」, 『블레이드러너 깊이 읽기』 (공저, 프시케의숲, 2021) 중 「레플리컨트와 홀로그램, AI의 (목)소리들」 등이 있습니다.

 

본 특강의 기획 배경

건축과 관련이 있지만 아직 건축학과 내에서 다루지 못하고 있는 디지털이나 게임 등의 최신 이론을 다뤄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이제 도면, 모형, 사진 같은 전통적인 건축 매체에 대한 이론적이고 역사적 배경은 정보가 어느 정도 축적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시시각각 바뀌는 VR, AR, 게임 등의 최신 매체로 넘어가면 따라가기도 버거운 실정입니다. 이 답답한 상황을 헤쳐나갈 길잡이가 있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매일 컴퓨터로 렌더링을 하고 있지만 도대체 이 일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학생들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주기 위해 이번 특강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디지털 매체를 둘러싼 담론과 이론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그리고 건축과는 어떤 접점이 있고, 또 찾아야 할 까요? 도대체 모니터 너머에서는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디지털 렌더링, AI, 사이버네틱스 등을 둘러싼 이론의 지형도를 함께 공부하며, 건축의 물리적 환경과 연결고리를 함께 탐색해보았으면 합니다. / 글 박정현


건축 이론 건축 이론 특강 / 곽영빈

  • 행사 유형: 유료, 오프라인
  • 행사 일시: 2023년 6월 28일 오후 7:00
  • 신청 시작: 2023년 6월 16일 오후 12:00
  • 신청 종료: 2023년 6월 28일 오후 7:00
  • 오프라인 정원: 24명 / 대기 정원: 20명

커리큘럼과 참고 텍스트

1. 6월 28일(수) / 왜 (다시) 사이버네틱스인가?
사이버네틱스는 무엇이었나? 그것은 왜 다시 소환되고 있는가?

  • 노버트 위너, 『사이버네틱스』, 김재영 옮김, 읻다출판사, 2023. *2023.6 출간 예정 / Norbert Wiener, Cybernetics, or Control and Communication in the Animal and the Machine (1948, 1961, 2019)
  • 노버트 위너, 『인간의 인간적 활용: 사이버네틱스와 사회』, 이희은, 김재영 옮김, 텍스트, 2011 / Norbert Wiener, The Human Use of Human Beings: Cybernetics and Society, 1950/1954
  • 장-삐에르 뒤피, 『마음은 어떻게 기계가 되었나』, 배문정 옮김, 지식공작소, 2023 / Jean-Pierre Dupuy, On the Origins of Cognitive Science: The Mechanization of the Mind, Cambridge, MA: MIT Press, 2009. 
  • Robert R. Kline, The Cybernetics Moment: Or Why We Call Our Age the Information Age, Baltimore, Johns Hopkins UP, 015.

 

2. 6월 30일(금) / ‘디지털 vs. 아날로그’ 혹은 ‘물질 vs. 비물질’?
사이버네틱스 프로그램이 재부팅된 21세기, 디지털과 아날로그, 물질과 비물질의 대립은 여전한가?

  • 알렉산더 갤러웨이, 『계산할 수 없는: 장기 디지털 시대의 유희와 정치』, 이나원 옮김, 장미와 동백, 2022 / Alexander R. Galloway, Uncomputable: Play and Politics in the Age of Long Digital Age, New York: Verso, 2021.
  • 데이비드 조슬릿, 『예술 이후』, 이진실 옮김, 현실문화 A, 2022 / David Joselit, After Art.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13.
  • Greg Lynn, Folds, Bodies & Blobs: Collected Essays, Bruxelles: La Lettre Volée, 1998.
  • 소피아 비조비티, 『폴딩 아키텍처』, 한영호 옮김, 기문당, 2009 / Sophia Vyzoviti, Folding Architecture- Spatial, Structural and Organizational Diagrams, BIS, 2003.
  • Andrew Pickering, The Cybernetic Brain: Sketches of Another Future,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2014.

 

3. 7월 4일(화) / 고든 파스크에서 자하 하디드까지: 사이버네틱 건축의 소사
사이버네틱스와 건축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논의/구현/수용되어 왔는가?

  • Gordon Pask, “The Architectural Relevance of Cybernetics”(1969)
  • J. H. Frazer, “The Architectural Relevance of Cybernetics (2007)
  • 자하 하디드 버추얼 리얼리티 그룹(ZHVR Group), “Cybernetic Architecture Manifesto” (2014)
  • 할 포스터, 『콤플렉스: 미술을 소비하는 현대 건축의 스펙터클』, 김정혜 옮김, 현실문화, 2014] 5장과 11장 / Hal Foster, Art-Architecture Complex, New York: Verso, 2011.

 

4. 7월 7일(금) / (메타) 사이버네틱스 시대의 건축
(메타) 사이버네틱스 시대의 건축은 어떤 방식으로 사유/구현 가능한가?

  • Maurice Yolles,“Metacybernetics: Towards a General Theory of Higher Order Cybernetics”Systems 9/34 (2021). 
  • Georg Vrachliotis, The New Technological Condition: Architecture and Design in the Age of Cybernetics, Basel: Birkhäuser, 2022. 
  • Emanuele Coccia, “Hors de la maison: De l’alimentation ou de la métaphysique de la réincarnation,” Multitudes 2018/3 (n°72), p. 101-108.

 

정림건축문화재단에서 '탈건학부'를 시작합니다

건축대학이 5년제 체제로 들어선 지 20년이 지났습니다. 건축설계 교육의 질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이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그와 함께 잃어버린 것이 있습니다. 설계는 건축학의 꽃이지만 전부가 아닙니다. 우리가 설계에만 몰두한 사이 언제부턴가 ‘탈건’이라는 그림자가 우리 위에 드리우기 시작했습니다. 탈건이 사실 탈 건축이 아닌 탈 설계라고 뒤늦게 변호해봐도, ‘건축=설계’가 된 지금에는 동어반복일 뿐입니다. 건축이 사회에서 홀로 존재할 수 없듯 설계도 건축의 세계에서 홀로 설 수 없습니다.

 

건축은 자신만의 역사가 있고, 그것은 더 넓은 일반사, 문화사와 함께 존재합니다. 건축에는 자신의 형상을 정립하고 정당화하기 위한 이론도 있습니다. 건축은 공학을 분리시켰지만 여전히 공학이며, 그 토대 위에 세워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건축을 소비하고 사용하는 다양한 그룹과 층위가 있습니다. 이때 건축은 상품이기도 하고 또 다른 기록과 정리, 전시의 대상이도 합니다. 이 모두가 모여서 건축이라는 분과학문을 만들고 나아가 생태계를 살아 움직이게 합니다. 어느 것 하나가 사라지면 이 생태계와 학문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림건축문화재단은 이런 문제의식 아래 ‘탈건학부’를 개설합니다. ‘탈건’은 건축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건축을 다시 넓게, 멀리, 새롭게 펼치고 싶다는 뜻입니다. 탈건학부의 수업들이 희미해진 건축의 다른 영역들을 회복하고 학생들의 진로 탐색을 확장하는 데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

수강 신청 안내

  • 일정: 2023년 6월 28(수), 30(금), 7월 4(화), 7(금)
  • 시간: 오후 7:00~9:00
  • 장소: 정림건축문화재단 라운지
  • 대상: 대학(원)생+
  • 강사: 곽영빈
  • 코디네이터: 박정현
  • 수업구성: 강의(90분) + 토론/문답(30분)
  • 수강인원: 24인 (학생 20인, 일반 4인)
  • 수강료: 12만원
  • 문의: kim@junglim.org

 

신청시 유의 사항

  • 오프라인으로만 진행됩니다. (*수업 녹화본 없음)
  • 신청시 직업란에 '학생-학교명', 반드시 입력해주세요.
  • 학생을 위한 수업이며, 최대 4석까지만 일반 오픈됩니다.

 

수업 참가비 입금 안내

  • 참가비(12만원)는 신청 후 2시간 내에 입금해주세요.
  • 이후에는 신청 추이에 따라 대기자로 전환됩니다.
  • 입금 확인 및 등록 완료 후 신청자 명단에 v 표시됩니다.
  • 입금계좌: 하나은행 272-910032-72204 (정림건축문화재단)
  • 취소 신청은 6월 26일 낮 12시까지 가능합니다.
  • 이후에는 취소, 환불, 부분 환불이 어렵습니다. (수강을 원하는 다른 분들에게 자리를 드리기 위함이니 양해바랍니다.)
  • 취소 신청시 취소신청서를 이메일로 보내드립니다.
  • 환불은 참가신청 기간 이후 일괄로 진행됩니다.
  • 취소 신청: kim@junglim.org